레코딩 엔지니어가 이야기 하는 원음과 재생음 [2]

작성자
UHDmusic
작성일
09.0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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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딩엔지니어가 이야기 하는 원음과 재생음 두번째 의견


음악도 소리도 그리고 하이파이 오디오에 관한것도 그 사람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모두들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을 바로 "느낌"이라 이야기를 하고.


때론 그 어떤것보다 더 믿고 신뢰하기도 합니다.



사진의 스피커는 영국 LOWTHER 사에서 1950년대 후반에 만들었던 TP-1A 라는 스피커로.


저는 이 스피커의 소리를 처음 들었을때 일종의 "원음에 가까운 소리"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으로 의아하게 생각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리적 특성이 굉장히 뛰어난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음원에 담긴 정보를 남김없이.


때론 그 소리를 녹음한 사람들보다도 더욱 더 많은 정보량을 듣고 있는 현대 하이파이 오디오계의 기라성 같은 스피커들 보다


오래된 빈티지 스피커에서 원음과 가까운 재생음 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말이지요.



TP-1A 스피커의 내부.


위 내부 그림을 보면 PM3라는 풀레인지 유닛이 보통의 스피커들 처럼 스피커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글쎄 유닛이 바닥을 향해있고. 반사되는 소리가 스피커의 정면으로 나오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낮은 저음은 내부의 미로를 돌아서 바닥에서 나오게 되고요(실제 낮은 저역은 그리 많이 재생되지 않습니다.)



이 스피커로 재생이 되는 피아노와 현악. 그리고 목소리를 들었을때. 마치 내부가 나무로 이루어진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소리가 아주 좋았습니다.


커다란 콘서트홀의 좋은 자리에서 듣는. "직접음과 반사음"의 절묘한 조합에서의 소리와 비슷한 느낌이 개인의 가정안에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비단 위 스피커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 60년대 스테레오의 황금기 시대를 앞두고 그때당시에는 정말 재미있는 소리에 대한 관점이 있는 스피커들이 탄생들 하게 되었었지요.


우리는 늘 직접음과 반사음을 어떠한 공간에서든 함께 듣고 지내고 있으며 이것은 음악감상과 소리에 있어서 음색이나 공간감 등 수 많은 거의 모든 요소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것역시 영국 LOWTHER 사의 헤게만 이라는 스피커로 TP-1A보다 좀더 일찍 1951년에 출시된 스피커입니다.


이 스피커로 처음 성악을 들었을때. 저는 벽이 석재재질로 되어있는 유럽의 어느 멋진 홀 바로 앞에서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줄 알았습니다.


소리를 전공하고 소리라는 것으로 삶을 보내고 있는 제가 들어도 말이지요.



단면을 보면 내부의 석고로 만들어진 혼 안에 유닛이 들어있습니다.



소리가 석고 혼 뒤에서 반사되어 앞으로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저역은 인클로저 내부의 여러 반사를 통해서 커다란 몸통에서 나오지만 양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


스피커에서 재생이 되는 소리가 우선 석고의 벽을 통해서 반사, 확산이 되어 청자가 듣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마치 성당안에서 소리를 듣는 것처럼 웅웅 거리는 소리정도까지는 아닙니다만


이 소리는 오디오에서 재생이 되는 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 었습니다.



물론 이때보다 지금은 레코딩 기술이 더 발달했기 때문에 좋게 녹음된 음원을 좋은 시스템으로 들으면 정말 소리가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해상도의 녹음이나, 클래식 음악 녹음이 상향평준화 되기 전에는 재생측에서도 이렇게 새롭게 재창조 해서 재생이 되는 경우들을 과거의 오디오시스템들에서는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과연 무엇이 원음이고 무엇이 재생음일까요?


저는 위 두 스피커,. 특히 두번째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듣고는 공연장에서의 원음의 체험 이상의 소리를 느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성악가의 공연을. 세계에서 손꼽힐만큼 음향이 아름다운 홀에서 공연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험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극히 드문일이니까요.



많은 분들(아티스트) 들이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 처음 방문해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워 합니다.


스튜디오 내부의 잔향이 너무 많다는 것이지요.


통의동 오디오가이 레코딩 스튜디오


스튜디오 내부가 일반적인 다른 스튜디오처럼 흠음재로 둘러쌓여있는 것이 아니라. 차음을 먼저 튼실히 한후. 그 위에 회칠을 하였지요.


마치 위의 로더 헤게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처럼 음악이 울리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면에서 레코딩 엔지니어로 오디오를 좋아하면서 음악의 재생에 관해서도 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이제는 재생의 체험이 반대로 녹음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독일 부퍼탈의 라우렌치에스 성당


10년전 독일의 한 성당에서 카운터테너와 류트 듀오 연주를 레코딩 할때.  그 소리는 이후로 제게 참 많은 영향을 주었고. 통의동의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역시 그때의 경험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유럽의 동네 성당중에서도 사진에서처럼 상당히 크기가 큽니다.


이렇게 잔향이 길고 풍부하고 긴곳에서 아티스트가 연주를 하고.


그앞에 마이크를 두고 레코딩을 하니. 그간 제가 경험하지 못한 울림들이 마이크를 통해서 들어왔습니다.


저도 참 다양한 곳에서 레코딩 작업들을 하면서 여러 소리들을 들어보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장소는 처음이었지요.



잔향이 풍부한 공간에서는 아티스트와 마이크와의 거리와 위치가. 녹음되는 소리의 거의 모든것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때 확실히 듣고 깨달았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위주로 한 어쿠스틱 악기에서는 녹음되는 장소의 특성이 좋은 소리의 음반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말이지요.



네델란드 델프트의 성당에서의 녹음작업(2010년)



ㅇ유럽의 여러 성당이나 오디오가이 스튜디오라 하더라도 실제 녹음되어 재생이 되는 소리에서의 느낌은 심플하게 아티스트와 마이크의 거리로 결정이 된다는 것이 저는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아티스트와 마이크와 거리가 가까울수록 직접음이 커지고


반대로 멀어질수록 반사음(공간음)이 커지게 되지요.


물론 음향특성을 특별히 고려하지 않은채. 그저 아티스트 바로 앞에 마이크를 두고 녹음한후 그것을 믹싱작업을 통해서 리버브를 더하거나 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편리하지만.


저는 이보다는 녹음당시 제가 더 몸을 움직이며 생각하고 있는 최적의 소리를 찾기 위해 마이크를 위치를 찾는데 집중합니다.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 처음 온 아티스트들도 잔향이 너무 많아서 당황하면 레코딩을 해서 들려주면 모두들 깜짝 놀랍니다 .


사실 잔향의 양이라는 것은 위에서 이야기 한것처럼 아티스트와 마이크를 거리를 가깝게 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이때 아티스트들은 먼저 그 공간안에서 귀로 듣는 소리와.


녹음되는 소리의 차이에 대해서 인지하게 됩니다.



늘 우리가 귀로 듣는 소리가.


녹음되는 소리와 같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귀로 들리는 소리 (원음)


녹음이 되는 소리(재생음)은 분명히 많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좋은 소리라는 것은 원음을 최대한 충실하게 녹음하는 것이다.. 라는 반론이 나올수도 있겠습니다만.


음악과 소리에 있어서 기준이라는 것은 굉장히 유연하고 때에 따라서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의 장르.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엔지니어의 취향. 그리고 그시대에 사람들의 청취환경에 따라서 좋아하고 추구하는 소리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저는 재생음을 사랑합니다.


때론 원음보다 더욱 더 말이지요.


여기서 무엇이 좋다 나쁘다. 그리고 꼭 원음이 기준이다. 라고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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